해 뜨기 전의 하늘빛이 신비스러워 추위를 무릅쓰고 새벽길에 나선다.
지난 주만 해도 무성했던 잎들이 하룻밤 비바람에 모조리 떨어지고 빈 가지만 앙상하다.
며칠 전 새벽출사에 동행했던 여인이 덫을 밟았던 게 생각나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토끼나 고라니를 잡으려고 놓아둔 덫에 발이 걸려 그녀는 혼비백산했던 모양.
빠져나오려 할수록 옥죄는 덫에서 발을 빼려고 버둥거리다 그녀는 마침내 신고있던 등산화를 벗어버렸다.
운동화를 신었더라면 발목이 잘렸을지도 모를 일.... 119를 부를 뻔했다.
초보 사진가일수록 일출에 열광하고 원색을 선호한다고 한다.
고학력자보다 저학력자가, 선진국보다 후진국이,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원색을 좋아한다고. (내보고 하는 말이네ㅎ)
겨울엔 일출을 자주 찍게 되는 것이 삭막한 자연에서 가장 화려한 색감을 보여주기 때문 아닐까.
무채색으로 침잠하는 계절에 일출의 화려함은 짧은 환희를 느끼게 한다.
참 깔끔하게도 늙으셨다. 혼자 계서도 저렇게 늙으시면 얼마나 좋을까.
문만 열면 바다가 보이는 집에 홀로 사는 노인. 깔끔하게 자른 머리만큼 얼마나 정갈하게 사시는지.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보기 좋다. 부지런한 부부는 이른 아침 밭에 나가 뭘 수확했을까.
노부부가 짚고 있는 작대기와 사랑길 시그널이 펄럭이는 작대기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사랑길은 울산시 북구 강동동 해변과 산길을 묶어서 만든 길이다. 지리산 둘레길처럼.
척박하지만 훈훈한 삶. 어울려 사는 아름다운 삶.
양육비 부담과 자아실현이라는 거창한 목표 때문에 아이를 덜 낳는 시대.
올망졸망한 아이들을 셋이나 키우는 부부의 얼굴이 너무나 평온하고 행복해보였다.
내 자랄때처럼 1남3녀, 터울도 고만고만한 것이 딱 우리집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