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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바다 밭 오래 밀린 숙제를 한다.장흥 매생이 양식장, 다녀온 지 한 달 쯤? 물때를 보고 가야 되는 건데 에구구~~~게다가 눈이 쏟아질 듯 흐린 하늘, 택일 실패다.하긴,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지매생이는 겨울 한철 잠깐 나오는 거니까. 이걸 보러 갔던 거다. 매생이 양식장 특유의 패턴을 만나고 싶어서. 장노출 같은 분위기가 좋아서 자꾸 찍었다.사진가들이 많이 찾는 옹암마을 보다 회진대교 부근이 마음에 들었던. 한겨울 찬 바다에 온 몸을 던져 일하는 사람들밥처럼 거룩한 게 또 있을라구? 공감수 13 댓글수 0 2025. 2. 22.
안녕, 겨울 바다 같은 동해안인데도 느낌이 다르다.파도의 체급이 다르고 바람의 강도가 다르다.속초 바다는 상남자 스타일이다. 거침없이 달려들어 퍽 엎어진다. 파도의 말 / 이해인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내가 대신 울어 줄게. 마음 놓고 울어 줄게오랜 나날 네가 그토록 사랑하고 사랑받은 모든 기억들 행복했던 순간들푸르게 푸르게 내가 대신 노래해 줄게일상이 메마르고 무디어질 땐 새로움의 포말로 무작정 달려올게 '가장 위대한 여행은 지구를 열 바퀴 도는 여행이 아니라 단 한 차례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이다. 청초호 뒤로 흰 눈을 둘러쓴 겨울 설악, 안녕! 공감수 22 댓글수 46 2025. 2. 20.
은파를 넘어 파도를 넘는 돌섬 능파대 (凌波臺)암석으로 이루어진 해안에 타포니(tafoni) 군락이 펼쳐져 있다.방탄소년단이 화보를 찍어서 부쩍 유명해졌다나. 이른 아침이라 햇살조차 파리한 느낌.장난스런 사람들이 솔방울을 주워 괴물(?) 아가리에 넣었놨더라니~ 이름값 하는 파도가 난간을 넘나든다.추위에 얼어붙은 파도의 잔해 능파대는 국가지질공원에 속하는 명소로1억2천만 년 전 쥐라기 시대에 형성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졌다.우리나라엔 16곳의 국가지질공원이 있는데고성 지역엔 화진포, 능파대, 서낭바위 등이 있다. 공감수 17 댓글수 0 2025. 2. 18.
반가워라! 3대에 걸쳐 목선을 만들었던 속초의 칠성조선소.2017년에 문을 닫았지만낡고 오래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40여 년 배 만드는 회사 근처에서 살아서 그런지조선소 건물을 만나면 와락 반갑다. 한때는 '조선소'라는 말 자체도 듣기 싫었는데 ㅎㅎ(조선소 기름밥 먹고 살아놓고, 간사하긴~) 공감수 18 댓글수 0 2025. 2. 16.
봄이 오기 전에 나 추위를 심하게 타는데 너희들 왜 꼭 겨울에 이러냐고아니지, 봄까지 빼앗길 순 없지우리 봄날엔 웃을 테니까우리 꽃길을 걸을 테니까 (박노해) 순식간에 1월 가고 2월도 중순이순耳順이 아찔했는데 돌아보니 그때가 청춘이었네.울 엄마가 하던 말, 지금 내가 하고 있네. 공감수 20 댓글수 35 2025. 2. 14.
북간도 마을 북방식 한옥 문화재 마을 고성 왕곡마을 설경을 기대하고 갔는데 바람만 디립다 불었다. 북간도 용정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영화 '동주'가 생각난다.윤동주와 송몽규, 문익환 세 친구의 성장기흑백 화면으로 나온 용정이 바로 이 마을이다.동주와 몽규의 아지트였던 정미소. 저기서 동주는 홀로 시집을 읽었는데..... 주거 형태가 북간도의 집성촌과 비슷해 촬영 장소로 낙점되었다는데바다와 가까우면서도 산골 오지같은 마을영화에 나오는 정미소, 우물 터, 그네 터가 그대로 남아 있다. 대문도 울타리도 없는 왕곡마을은 추위를 견디기 위한 구조를 갖고 있다. ㄱ 자형 집의 날개 쪽이 부엌과 붙은 외양간인데 집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여물을 주기에 편리하다. 급격히 기운 지붕은 눈이 자연스레 흘러내리게 .. 공감수 22 댓글수 23 2025. 2. 12.
여왕 머리 2 7번 국도 끝까지 가는데 5시간 해가 짧아서 오가는데 꼬박 하루가 걸리는 셈이다.아침 일찍 출발해 고성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으니~ 대만 지질공원이 생각나는 서낭바위예류공원의 스타 '여왕 머리'와 이미지가 닮았다.올림머리 여인이 멋내기로 꽂은 듯한 소나무가 매력적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기묘한 형상으로 변하는 바위이 동네는 머리에 소나무 꽂는 게 유행인가 보다. 공감수 17 댓글수 41 2025. 2. 10.
핑크빛 아침 속초등대 근처에서 숙박한 덕분에이른 아침 핑크빛 구름과 달달한 하늘을 만났다. 속초 1경이라는 영금정. 설날 아침 일출이다.올해는 양력이나 음력이나 새해 첫 일출이 좋다. 파도에 묻어오는 빛이 따스하게 느껴진다.동해안에서 40년을 살아놓고 또 바다라니! 공감수 30 댓글수 44 2025. 2. 8.
바람 몸살 혹독한 대가를 치른 사진이다.서 있는 사람을 냅다 떠미는 강풍 + 돌풍 + 폭풍여름 태풍은 바람도 아니었다는. 내 너를 얼마나 그리다 여길 왔는데영하 10도에 미친듯한 바람으로 문전박대라니~ 마침내 바람 몸살로 몸져 누웠다.뜬눈으로 밤을 지새며 극심한 두통에 오한, 발열신 내린 듯 아팠다. 2박3일 속초 여행은 바람 몸살로 황급히 막을 내렸다.눈 덮인 울산바위를 앞 뒤로 다 보고 싶었는데폭설로 미시령 옛길이 통제되어 포기했다. 고성 쪽에서 본 울산바위 & 설악산 공감수 27 댓글수 40 2025. 2. 6.
겨울 장미 철이 없어 그땐 몰랐어요 / 그 눈길이 무얼 말하는지바람불면 그대 잊지못해 / 조용히 창문을 열면서 나는 생각해요겨울에 피는 흰 장미여 / 아직도 나를 기다리나감춰진 마음 보고싶어 / 햇살을 향해 피었는가사랑의 말 내게 들려줘요 / 그리움이 나를 반기도록바람불면 그대 잊지못해 / 조용히 창문을 열면서 그대 기다려요(이은하 '겨울 장미') 때로는 대중가요가 가슴 싶이 파고들 때가 있다.'겨울에 피는 흰 장미'는 아니지만 내 심장에 박혀버린 겨울 장미어쩌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공감수 17 댓글수 30 2025. 2. 4.
습설 내리자마자 녹기 바쁘다습기를 가득 품은 눈 눈 눈 누군가는 이것을 외계어라고 했지먼 우주에서 보내는 어떤 신호라고 올 겨울 혼신지에 세 번 갔었다.연밥에 내린 서리꽃을 담아보겠다고.기온, 바람, 습도까지 체크하고 갔지만 시원찮았다. 포기하고 잊을만 할 때쯤 눈이 내렸다.서리꽃이 아니면 어때, 눈꽃이라도 담아보는 거야! 공감수 22 댓글수 42 2025. 2. 2.
폭설 해프닝 "눈 오는데 여기까지 어찌 올라오셨소?"겨우내 산사에 혼자 남아있던 노스님이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눈 깊은 날 꼬불꼬불 산길을 타고 절집을 찾은 여자가 기이해 보였을까?바람 한 점 없는 공중에선 오리털 같은 눈이 쉬임없이 내리는데ㅡ 하필 눈 오는 날 청도에 왔을 뿐이고적천사가 생각났을 뿐이라고 하면 믿어줄까.800년 된 은행나무가 보고 싶어 왔다고 하면 믿어줄까.오르는 길이 좀 위험했지만 까짓거 이판사판지금 죽어도 호상 아닌가 싶더라니~ 절집을 지키던 개가 다가오더니 내 옷깃을 살짝살짝 물었다.머리털이 쭈삣, 소름이 오싹.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겁내는 줄 알면 덤벼들까봐.... 속으론 식겁했다 ㅎ 공감수 24 댓글수 45 2025. 1. 31.
마음 풍경 어쩌면 행복이란 슬픔의 바다에 가라앉아희미하게 빛을 내는 사금 같은 것이 아닐까?끝없는 슬픔의 터널을 지난 뒤, 이내 희미하게 밝아지는 자기를 함부로 주지 말아라아무 것에게나 함부로 맡기지 말아라술한테 주고, 잡담한테 주고, 놀이한테너무 많은 자기를 주지 않았나 돌아다 보아라가장 나쁜 것은 슬픔한테 절망한테 자기를 맡기는 일이고더욱 좋지 않은 것은 남을 미워하는 마음에 자기를 던져버리는 일이다 외로움의 폭력 / 최승자내 뒤에서 누군가 슬픔의다이너마이트를 장치하고 있다. 요즈음 꿈은 예감으로 젖어 있다.무서운 원색의 화면,그 배경에 내리는 비그 배후에 내리는 피.죽음으로도 끌 수 없는고독의 핏물은 흘러내려언제나 내 골수 사이에서 출렁인다.물러서라!나의 외로움은 장전되어 있다.하하, 그러나 필경은.. 공감수 25 댓글수 1 2025. 1. 26.
길 위의 인연 선실이 너무 더워서 멀미가 났다.공짜로 주는 떡국도 못 먹을 정도로 머리가 아팠다.크루즈는 내 체질 아니네..... 폐쇄공포증이 느껴질 정도로 답답나는 역시 자연인 체질 ㅎ 4인실 룸에 엄마와 아들, 그리고 혼자 온 여자 둘.서른 넘은 나이에 엄마와 함께 여행 온 아들이 참 기특하다."울 엄마 고생 많이 하셨거든요. 저 어릴 때 아빠랑 헤어지고 힘들게 사셨거든요."옷 수선하며 두 아이를 혼자 키웠다는 엄마. 이외로 밝고 명랑해서 좋았다. 세상 풍파를 정면으로 맞서며 살아왔어도 참 천진해 보이는 얼굴."잘 지내다 다음에 또 만나요."헤어지며 나눈 인사. 그러나 우리 서로는 안다.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일 거라는 걸.옷깃 한 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기엔남은 세월이 그닥 여유롭지 않다.. 공감수 27 댓글수 39 2025. 1. 24.
울렁 술렁 울릉크루즈 타고 눈 구경 다녀오다.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승객들 대부분이 그랬다.주최측에서 '울릉 설국'이라고 광고를 때렸으니 속을 수 밖에. 해안가는 가뭄이 들 정도로 건조, 나리분지에만 잔설이 남아있다.2박3일 성인봉 등반 다녀온 산꾼들을 만났는데산에는 눈이 허벅지만큼 쌓였다나? 집집마다 땔나무를 쌓아놓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저 나무가 동이 나면 겨울이 끝나겠지.세 번째 울릉도 여행, 이제 다신 안 가고 싶다 ㅠ.ㅠ 공감수 19 댓글수 38 2025. 1. 22.
원앙탕 아침마다 강가엔 천연온천이 솟아난다.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에서 사우나를 즐기는 녀석들원앙, 청둥오리, 물닭, 왜가리..... 오늘 노천탕엔 원앙이 대세다. 패션감각이 있는 녀석들이라 비주얼이 좋은 편. 녀석들, 남녀혼탕에서 신나게 논다.대포 진사님들 사이에서 나도 신나게 놀았다. 조류 사진은 내 영역 밖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던 ㅎㅎ 공감수 24 댓글수 39 2025. 1. 20.
부모 된 죄 철 모르고 핀 꽃을 탓할 일은 아니다. 삭막한 계절에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존재가 고먀울 뿐세상에 철없는 것들이 어디 너희 뿐이겠니? 교사로 퇴직한 지인이 모임에 나오지 않은 지 2년이 넘었다. 인생 이모작을 외치던 그녀가 나타나지 않자 궁금해 하던 친구들이 뒷전에서 슬슬 빈정대기 시작했다.“둘이 연금 합치면 칠백만 원이나 될낀데, 나와서 밥도 좀 사고 그카지, 꼭꼭 숨어서 뭐하는 기고? 해외여행 다니나?”직장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일 년에 한두 번 만나기 어려웠던 친구였지만 이렇게 오래 못 본 건 처음이다. 혹시 몹쓸 병에 걸렸나? 오래 앓아누운 건 아닐까? 전화를 해도 요리조리 피하고, 어쩌다 통화를 해도 심드렁한 것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교외에 자리한 전원주택으로 그녀를 찾아간 건 지난 가을이었다.. 공감수 24 댓글수 0 2025. 1. 18.
마지막 열매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자주 보러 다녔던 배풍등진주 귀걸이 같은 붉은 열매 속에 씨앗들이 오글오글하다.사진 밴드에 올렸더니 조회수 & 댓글 줄줄이~ 열흘 사이에 홀쭉해진 나의 홍보석과육은 점점 말라가며 쪼그라들고 까만 씨앗은 위기의식을 느낀 듯 저희끼리 꼭 껴안고 있다. 겨우내 담장을 지키던 녀석들이 강추위에 항복하룻밤새 일제히 떨어지고 말았다.누군가 열매를 모두 훑어가버린 줄.(1/12) 공감수 21 댓글수 38 2025. 1. 16.
적막寂寞 혹한에 얼어붙은 홍룡폭포오전에는 빛이 없고, 오후에는 얼음이 녹는다.그래서 사진을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하는 걸까. 내친 김에 천성산(922m) 8부 능선에 자리잡은 원효암까지 드라이브법정 스님 말씀처럼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공감수 17 댓글수 38 2025. 1. 14.
예술이 뭐꼬? 마이더스의 손 아래 저 멀리 남해 금산이 보이는 여수 예술랜드.예술이 객지 나와서 고생 많구나! 번호표 받는 거 딱질색인데 어쩔 수 없었다.대기번호 28번이 황송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다른 날에 비해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라나? 공감수 20 댓글수 20 2025. 1. 12.
앵강만에서 석방렴을 보러 갔다가 디포리 건조 현장을 만났다. 갈매기가 교대로 날아들며 도로 경계석 위에서 동태를 살피고 베트남 인부 몇이 디포리를 지키고 있었다.삶은 전투의 연속이다. 뺏으려는 자, 뺏기지 않으려는 자! 공감수 20 댓글수 36 2025. 1. 10.
섬초 할매 어릴 땐 시금치가 싫어서 밥 먹다 몰래 뱉어내곤 했다.달큰한 그 맛을 알고 나니 어느새 어른이 되어있었다.요즘 남해엔 해풍을 맞고 자란 시금치가 한창이다. 시어머니 싫어하는 며느리는 시금치도 안 먹는다지만 ㅎㅎ 공감수 18 댓글수 22 2025. 1. 6.
추억 소나무 연밥에 서리꽃 핀 모습을 담고싶어 못을 찾아갔더니서리꽃은 메롱 😝 얼어붙은 수면 위에 싸락눈만 내려앉았다.꿩 대신 닭이라도 잡자고 팔공산으로~ 건각健脚일 때 보고 20여 년만에 다시 만난암릉 사이에 기품 있는 소나무 한 그루팔공산 인봉의 마스코트로 변함없이 서 있었다.(소나무에게 20년은 아무 것도 아니었네!)눈바람에 쫒겨 경치를 즐길 여유도 없이블친과 함께 북지장사北地藏寺로 원점회귀ㅡ 공감수 19 댓글수 40 2025. 1. 4.
새벽시장 새벽에 눈이 떠져 창 밖을 보면 길 건너 새벽시장 불빛이 보인다.가로등보다 먼저 내 눈에 들어오는 모닥불.인적도 드문 시간, 추위는 살을 에이는데..... 시린 손을 녹이며 야채를 다듬고 진설하는 손길이 하도 진지해서차마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는 심정이랄까. 할머니, 왜 촛불을 켜 놓으셨어요?채소 얼까봐. 불이라도 켜 놓으면 좀 나을까 싶어서 새벽장에 물건을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노부부혼자가 아니라서 그나마 안심이 된달까.....(ISO를 5,000까지 올렸더니 노이즈 작렬ㅎ) 공감수 23 댓글수 41 2025. 1. 2.
강변 소묘 새해 첫 사진은 밝고 산뜻한 걸로~울산의 랜드마크 태화루가 보이는 정경인구 110만이 살아가는, 나에겐 제2의 고향. 봄날, 야생 갓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강변세월 금방이더라.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공감수 16 댓글수 0 2025. 1. 1.
행복해져라! 지난 가을 해국을 테마로 슬도에서 3인방 벙개 ㅡ울산을 떠난 지 오래인 분도 오셨는데하필이면 그날 비가 와서 ㅠㆍㅠ트렁크에 넣어둔 보라색 우산이 소품으로 빛났던 그날옥떨메 지우당을 천하절색으로 담은 사진이 있어 자랑질 (1) 이 동영상을 만드신 분은 꽃쟁이.요즘 꽃궁기라 동안거에 드셨는지 행방이 묘연~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없을 것 같아 블로그에 자랑질 (2) 차 한 잔 마시면서 순식간에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딱 보면 프레임이 나오는 건가? 이런 사진 처음이야! (자랑질 3) 이래 저래 심란한 연말이지만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공감수 26 댓글수 51 2024. 12. 30.
겨울 동화사 기대하지 않았던 눈이 선물처럼 쏟아졌다.갑자기 휘몰아친 눈발이 언제 그칠지 몰라 마음이 급했다.습설이라 쌓일 새도 없이 녹기 시작하는 눈, 팔공산 동화사. 눈 오는 날은 마음만 들뜨지 사진이 안 되더라.시야를 뒤덮는 눈발, 흐린 하늘, 미친듯 불어대는 바람까지. 눈이 녹으면서 그대로 얼어붙어 빙화로 변신.저 고드름 따 먹으면 솔향이 나지 싶다. 공감수 23 댓글수 38 2024. 12. 28.
주렴(珠簾)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지역낡은 담벼락에 배풍등 열매가 주렴처럼 드리웠다. 집 주인은 이 빨간 열매가 아까워서 어떻게 집을 떠났을까.애시당초 뜰에 배풍등을 심은 이유는 뭘까? 배풍등 열매가 이리 풍성한 건 처음 본다더군다나 한겨울까지 살아남은 저 용맹함이라니. 배풍등(排風藤)이란 사람 마음속에 온갖 바람(風)이 들면 병이 되고, 그 바람을 밀어낼(排) 수만 있다면 마음에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뜻.꽃말은 '참을 수 없어' 너무 이뻐 참을 수 없어서 세 번이나 저 열매를 보러 갔다는 ㅎ 공감수 20 댓글수 39 2024. 12. 26.
동지 해프닝 사진을 굶어서 허기가 졌다.어디로든 가야 할 것 같은 이 심정, 누가 알까? 예정에 없던 팔공산 동화사.염불보다 잿밥이라더니, 절집 팥죽에 눈 멀었던 날 공감수 25 댓글수 41 2024. 12. 23.
겨울 나무 겨울 나무 / 도종환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누가 헛살았다 말 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그들이 젊은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실패했다고 쉽게 말하지 말라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공감수 19 댓글수 18 2024.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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