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석굴의 백미라는 엘로라의 이른 아침.

사람 몰리기 전에 관람하려고 새벽같이 숙소에서 나왔다.

여명 속에서 만난  카일라사사원은 경외스러워 소름이 오소소 돋을 지경이었다.

화산암을 위에서 파내려간 공법으로 세계 유일무이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220년 동안 조성된 카일라사나타사원은 굽타 왕조 때 만든 힌두교  사원이다.

카일라사나타는 '안락한 주거의 전당'이라는 뜻이라는데,

파괴의 신인 동시에 사랑의 신인 시바 신에게 바치기 위해 건설한 사원이다.

폭46미터, 깊이 85미터, 높이 34미터 규모의 이 사원을 짓는데 사용한 공구는 폭 2.5센티 정도의 끌 하나 뿐이었다니

어떤 믿음이, 어떤 염원이, 어떤 간구가 이런 기적을 만들어냈는지 궁금할 뿐이다.






인도 서부 엘로라 마을 가까이에 있는 엘로라석굴은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를 합쳐 34개의 석굴암이 있고 석굴암 내부에 수많은 석조(石彫)들이 있다.

각기 다른 종교가 혼재하며 조성된 시기도 다른데도 훼손이 심하지 않은 것이 특이하다.

그 당시엔 "예수 천당, 불신 지옥"같은 말을 외치는 사람이 없었나 보다.


 




사암 재질이라 석굴을 파기에 크게 어려운건 아니라지만

 작은 승방 동굴 하나 파는데 30년쯤 걸린다니..... 평생 굴 하나 파고 죽은 사람도 있겠다.

작은 끌 하나로 바위를 파 내려간 그 정성이 하늘에 닿아 후세에 이런 명작을 남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잔타 가는 길에 만난 시장 사람들.

인도인들은 외세의 침입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에게 아주 친근하다.






말발굽처럼 흐르는 와고라강(江)을 낀 인디야드리 구릉 중턱에 조성된 아잔타 석굴.

‘아잔타’는 ‘사람이 없다’는 뜻인데, 처음 발견 당시 사람이 살고있지 않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기원전 1세기 초부터 기원후 7세기 경까지 총 900개가 넘는 석굴들이 데칸고원 일대에 조성되었는데
 아잔타의 29개 굴도 이 때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성시기에 따라 3기로 나누어지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차이탸굴(19굴)이다.





아잔타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교한 석굴로 유명한 19굴 내부.






불교와 친근한 우리 눈에는 역시 불교 석굴이 반갑다.

열반하신 부처님상- 발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모두들 부처님 발을 만졌다.

내 소원이 뭘까? 생각할 겨를이 없어 부처님 발도 못 만지고 나왔다.






나는 이런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동굴 안에서 밖의 사람들이 눈부시게 밝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담기를 즐긴다.

어둠 때문에 그들이 더 도드라져 보이고 더 행복해 보인다. 더불어 나도 행복하다.






아잔타에도 엘로라에도 맨발, 맨발

그럼에도 행복한 사람들. 신발 신은 내가 미안할 지경이다.

아, 제발 인도 여행가면서 명품으로 온몸을 치장하는 일은 없어야 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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