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단풍 맛집 생애대!
인생샷은 이런 데서 찍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가파른 암릉 사이를 기어서 올라야 하는 코스
뒤에 오던 등산객들이 내 신발을 보며 혀를 끌끌 찬다
릿지화를 신어도 모자랄 판에 운동화라니 ㅎ
 
 

 
 
한 마디로 감동이다
카메라 설정을 '그늘' 모드로 바꾸고 찍어본다. 훨 낫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렸으면 이렇게 처참하게 부서졌을까!
비 바람보다 무서운 게 사람 발길 아닐지.
 

 

 
 
생애대의 마스코트 홀로 소나무
잘 견뎌줘서 고맙다!
생애대 건너 대둔산 케이블카 탑승장이 지척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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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 새벽. 길 떠나는 마음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함께 가자던 지인은 코로나 핑계로 갑자기 약속을 파기했고
어둠이 가시지 않은 아스팔트는 번들거리며  시야를 방해했다.
 
 

 

 
대전 근처에 이를 때까지 여름 장마처럼 비가 퍼붓더니
태고사에 도착하자 마지못해 하늘이 개었다.
빗속을 3시간 넘게 달렸더니 어깨가 뻐근하다. 나도 몰래 긴장했던 게다.
 
 

 
 
은행나무 단풍이 약간 이른 듯 푸릇푸릇한 기운이 남아있다.
참배객들이 모두 이 자리에 한 번씩 앉아본다.
피안에서 차안을 바라보듯, 천상에서 속계를 바라보듯
 


 

 
태고사는 원효대사가 12숭지의 하나로 손꼽은 명당이라고 하는데
한때는 대웅전만 72칸에 이르는 큰 절이었다
서산대사의 법손 진묵대사를 비롯해 많은 고승 대덕을 배출한 태고사는
우암 송시열이 도를 닦으며 썼다는 '石門'이 일주문을 대신하고 있다.
 
 

 
 
절만 보고 내려오긴 아까워 낙조대까지 올랐다.
한 시간이면 갔다 오겠지 했는데 등산객 한 분이 "생애대가 더 좋아요"
하는 바람에 대둔산 최고 조망터 생애대까지 무리를 했다.
카메라 하나만 들고 서너 시간 산을 헤맸더니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ㅠ.ㅠ
 
 

 
 
비 그친 하늘에서 햇살이 나오더니 단풍이 제 빛을 발한다.
산죽 길을 헤치고 단풍나무 터널을 지나 대망의 포인트로~
생애대 사진은 다음 꼭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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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에 하얗게 부서지는 억새꽃 무리
머지않아 꽃대궁만 남아 겨울을 건너가리.
 

 

 

 
배를 묶어두었다는 배바위
오래전 억새태우기 행사 중에 불의의 사고가 났던 곳.
타오르던 불길이 삽시간에 바람을 타고 배바위를 덮쳤다.
명당 자리에서 불 구경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변을 당했던ㅡ
 
 

 
 

억새밭 위로 하현달이 떠 있다.
손톱달이 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구월 하고도 스무이틀
한 달이 금방.일 년도 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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