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위태위태, 그런 길을 걸어왔던가.
이미 내가 들어선 길이었으니.
돌아서기엔 너무 늦었으니.
내가 네 곁으로 지나갈 때에
네가 피투성이가 되어 발짓하는 것을 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남으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 (에스겔 16장6절)
종교를 떠나서 이 말이 왠지 가슴에 박혔다.
추자도는 제주도에 속하지만 육지 쪽이 더 가깝다.
제주도에서 45㎞, 해남에서 35㎞, 이런 지리적 조건 때문인지 제주도 본섬과는 말씨도 다르다.
뱃길이 험해 제주 사람도 추자도에 가본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나바론 하늘길'은 영화 <나바론 요새>에서 이름을 따온 건데
이름처럼 절벽 위에 길을 내서 만든 트레킹 코스로, 최고 조망을 자랑한다.
바다를 끼고 걷는 그 길은 200미터가 넘는 수직절벽과 급경사로 이어져
한눈팔다간 바다로 내리꽂히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