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눈 / 김광규
겨울 밤
노천역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며 우리는
서로의 집이 되고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
온갖 부끄러움을 감출 수 있는
따스한 방이 되고 싶었다.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날이 밝을 때까지 우리는
서로의 바깥이 되고 싶었다.
백제 최초 불교도래지 / 전남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