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이 한창이라면서 거제 지심도가 나를 불렀다.

길 나서는 새벽 흩뿌리던 비가 서쪽으로 가면서 잠시 개이는 듯했다.

 

 

도착 시간이 너무 일러(9시) 산을 하나 타고 지심도로 건너가기로 했다.

여차마을 들머리에 주차하고 망산을 올랐는데 비가 뿌리기 시작하더니 무지개가 섰다.

 

 

 길섶에 핀 노루귀에 눈을 파느라 하늘을 살필 새가 없었나.

언제 몰려왔는지 머리 위엔 먹구름, 수평선도 어둑신, 바람마저 새차게 불어온다.

 

 

 아기자기한 암릉 너머 점점이 떠있는 섬들.

일망무제의 동쪽 바다에 익숙한 내 눈에는 남해안의 리아스식 해안이 이채롭다.

 

 

 망산 정상(397M)에서 다도해 조망.

계룡산, 노자산, 가라산, 망산... 거제의 4 산중에 망산 조망이 제일이라 골랐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씨는 흐리고 비오고 바람불더라.

 

 

 일년내내 맑은 날만 있다더냐.

때로는 흐리고 비오고 바람 불 때도 있지.

해안선을 끼고 아늑하게 누워있는 마을들이 정답다.

   

 

홍포로 하산해서 선착장에 전화를 했더니 풍랑 때문에 배가 안 뜬다네.

뭍에서 20분만 가면 되는데, 헤엄쳐서라도 건너가겠구만 (박태환이라면... ^^*)

'바람의 언덕'을 한바퀴 돌고 멍게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은뒤 울산으로 돌아왔다.

어스름녘 고속도로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 일대엔 8부 능선 위로 눈이 하얗다.

남의 동네 꽃 보러 가서 바람 맞고 온 사이에 우리 동네엔 눈꽃이 피어있네.

바보야 바보. 맨날 엉뚱한 데 가서 헤매고 있으니. 언제 철 들라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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