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앞 개울 가에 휘늘어진 산수유꽃.
고운 님과 함께 저 길을 걷고 싶다.
한밤마을 상매댁에는 노인들이 봄 햇살에 정겨운 담소를 나누고...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 김재진
더 버릴것 없이 가벼워진 초로의 들길따라
쥐었던 것 다 놓아두고 눕고 싶어라
내다 보지않아도 글썽거리는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삼매경에 빠진 그녀, 산수유 꽃보다 고혹적인~
돌담길 구비구비 산수유가 반기는 마을.
나른한 햇살 아래 낮은 지붕들이 졸고 있다.
새참시간, 막걸리 한 잔이 더없이 맛나 보인다.
노인들만 남은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밭일을 하는 게 신기하다.
저 초로의 부부들은 평생을 저 자리에서 저런 모습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저 운명이려니 하며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살았을 것이다.
이끼 낀 돌담과 낡은 기왓집이 정답다.
전깃줄만 없으면 좋으련만. 가는 곳마다 전깃줄이 밉상이다.
새파란 마늘밭을 배경으로 샛노란 산수유꽃.
나도 누군가의 가슴에 이렇게 명징한 존재로 남고 싶다.
200미리 백통으로 샷을 날리는 저 여인,
알고지낸 지 20년이 넘었건만 함께 출사는 처음이다.
내가 좀 굽히고 낮추고 들어가면 친구는 얼마든지 많은데...
하지만 너무 번거로운 것보다는 다소 외로운 게 낫지 않을지?
낡은 돌담길 사이로 굽어드는 저 길이 보고싶어 달려왔지.
미로같이 이어진 저 골목에서 숨바꼭질하는 어린아이들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내가 볼수 없는 나의 뒷모습.
때로는 부끄러운...
누가 산 속에 한바탕 노란 축포를 쏘았나.
어질어질 꽃멀미가 날듯한 꽃, 꽃, 꽃...
화전리 개울 앞에서 카메라 밧데리가 죽었다.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황토집이 정겨워 똑딱이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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