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라는 이름은 팔공산에만 있는 게 아니더라.

 

 

 

 

 오락가락하는 일기예보를 믿은 건 아니었지만

우의를 입으면 비가 그치고, 우의를 벗으면 비가 오는 참 얄궂은 날씨였다.

 

 

 

 

 저 능선을 타고 갓바위로 올랐는데, 걸을 때는 몰랐다. 그 길이 저렇게 아름다운줄.

좀 멀찌감치 떨어져서 볼 일이다. 사람도, 사물도.

 

 

 

 

 아무도 밟지 않은 생낙엽을 질리도록 밟았다.

비에 살짝 젖은 낙엽, 산의 알몸 냄새.

 

 

  

 

 왼쪽 멀리 팔각산이 보인다.

그 옆으로 동대산과 바데산도 낯익고...

 

 

 

  

 조망 하이라이트.

저 기암도 단풍으로 인해 멋드러지고, 단풍 또한 기암과 함께 더욱 아름다우니

너는 나를 빛내고, 나는 너를 빛내고, 그런 인연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근육질의 사나이같은...

 

 

 

 

 가을 물이 가장 맑다고, 누군가 그랬지.

저수지 반영이 실물보다 화려하다.

 

 

 

 

 용암사 가는 길, 저 풍경에서 오늘 산에 온 보람을 느낀다.

 

 

 

 

비교적 덜 알려진 산이라 조용하고 깨끗하다.

마른 잎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솨아아~~~ 송뢰같다.

 

 

 

 

한 달만에 집에 온 아들을 두고 산으로 내뺀 엄마, 빵점!

모범적인 인생들에게 왠지 딴지를 걸고 싶은 인간, 빵점!

다음 생에도 더 많은 산들을 오르내리고, 더 기우뚱하게 살듯한 내 인생... 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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