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세 문학에 무한한 제재를 제공한 '장한가' 공연은 스펙타클 & 환타스틱의 결정판.

양귀비의 목욕탕이 있는 화청지 현장에서 벌어진 공연은 장엄하고 화려한 스케일로 관객을 압도했다.

와이어를 타고 등장한 주인공들의 신비한 분위기와 지형 지물을 절묘하게 사용한 조명과 소도구들.

대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몸짓과 표정, 춤으로 장한가의 내용이 온 몸으로 느껴졌던 공연이었다.

 

 

 

 

한 바탕 스코올 같이 화끈하고 시원하고 알싸했던 시간.

공연 중에 비가 쏟아졌지만 관객도 배우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모두 비를 맞으며 장한가에 몰입했다.

아, 백거이는 젊은 나이에 어떻게 당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을 상상으로 써내려갔단 말인가.

 

특히 양귀비의 혼령을 붙잡으려 애쓰는 현종의 안타까운 몸부림은 가슴을 후벼파는 느낌이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열연하던 배우들, 단역이지만 최선을 다하던 어린 무용수들,

그리고 그날밤의 관객들.... 모두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았다.

 

 

 

 

 

인류가 만든 길 중에서 가장 위대했던 길 실크로드.

장안에서 지중해 연안까지 열사의 사막과 고원의 산맥들을 통과했던 동서양의 무역로.

서안, 난주, 돈황을 지나 타클라마칸 사막과 파미르고원을 지나 지중해까지 총 6,400킬로에 이르던 길.

정치경제 문화가 교류되었던 그 길을 주마간산 스쳐지나온 2016년 7월의 열흘간을 잊지 못하리.

돈황의 막고굴에서 도굴된 문서들이 실크로드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주었듯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언젠가는 후세 사람들에게 신비한 문화재로 전해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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