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즈강의 아침은 뿌자의식으로부터 시작된다.
불을 이용해 갠지스강의 여신에게 바치는 이 최고의 경배의식은 브라만 사제들이
힌두교 전통 의식에 따라 코브라 모양의 등에 불을 켜서 의식을 진행한다.
새벽 갠지즈 강변은 생각보다 추웠다.
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앳된 소녀가 촛대에 불을 켜고 있다.
갠지즈강은 별로 더럽지 않았다. 역한 냄새도 불결한 쓰레기도 거슬리지 않았다.
동트기 전의 갠지즈 강변은 휴양도시처럼 평화롭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곳곳에서 시체를 태우고, 곳곳에서 목욕을 한다. 망자를 떠나 보내고, 남은 사람은 새 날을 시작하는 강가.
우는 소리도 노래소리도 없었다. 성스러운 이 강에서 화장되는 걸 평생소원으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갠지즈강에서 목욕하면 세상의 모든 죄가 씻겨나간다고 믿는다.
망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건 산 사람 마음일 뿐, 육신을 벗어난 영혼이야말로 얼마나 자유로울까!!!
순례자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목욕을 한다는 갠지즈강.
탈의실도 없이 입은 옷채로 물에 잠겼다가 올라와 새 옷을 갈아입는 것 같다.
하기사 옷이라기보다 천을 둘둘 감는 것이니 입기도 벗기도 수월하겠다.
화장터의 아침은 분주하다.
장작을 실어 나르는 사람, 불을 태우는 사람, 시신을 수습하는 사람.....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 그 중에서도 가장 좁고 복잡하게 얽힌 골목.
발밑에는 여기저기 소똥이 밟히고, 어느 골목에서나 툭툭 튀어나오는 짐승들이며 괴상한 복장의 기인들.
불결하기 짝이없는 골목에서 느긋하게 차이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과연 인도구나 싶다.
이걸 사람의 발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짐승의 발도 이보다 깨끗하지 싶다.
오늘 결혼한다는 신부. 그녀의 신분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인도는 결혼식에 엄청난 비용을 쓴다. 밤새 향연을 벌이며 사람들을 불러모아 즐긴다.
저물녘 보드가야 대탑에 도착했다.
보드가야는 부처님이 열반하신 보리수가 있고, 오체투지로 기도하는 수많은 불자들이 있다.
화려하고 장엄한 건물과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 그 중에는 불자를 사칭한 사기꾼도 없지 않다고.
철야정진하는 스님들이 원하는 건 무엇일까.
죄많은 육신을 벗는 것? 무념 무상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면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인도에서 가장 많이 본 금잔화는 환영과 행운의 꽃이다.
호텔 입구에서 목걸이로 걸어주기도 하고, 사원의 탑에, 가정집 문 위에, 사진 액자 위에도 걸려있는 꽃.
때로는 망자나 신에게 기도하고 금잔화를 바치기도 한다.
잊지못할 보드가야의 마지막 밤.
시간에 쫒겨 한밤의 사원을 구석구석 누비느라 발병이 날 지경이었다.
저마다 간직한 기원은 달라도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합니다~
인도여행의 종착역 사르나트는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후 처음으로 설법을 전파한 곳으로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
이슬람의 침입 속에서도 온전히 보존된 불교유적 다멕 스투파가 왼쪽 뒤로 보인다.
보리수가 아니면 어떠랴.
나무 아래 미동도 없이 가부좌하고 계신 스님이 석가모니 당시의 녹야원을 상상하게 했던.....
맨발의 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