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년 고택 구례 쌍산재.
한겨울 황량한 풍경에도 안온하고 아늑한 느낌이랄까.
조상의 호(쌍산)를 집에 붙였는데 특히 서당채로 가는 길이 독특하고 아름답다.
벼슬엔 관심없이 오로지 글공부만 했던 유학자들의 공간.
요지일월 순지건곤(堯之日月 舜之乾坤)이라고 쓴 표지석이 그들의 꿈을 대변하는 듯.
쌍산재 안채에 있는 뒤주는 무이자 대여 쌀독이었다.
주인이 쌀을 가득 채워두면 흉년에 굶주린 사람들이 퍼가고, 이듬해 다시 채워놓았다고.
사도리, 상사마을.
마을 이름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모래 시(紗)자가 섬진강 모래와 연관이 많겠구나 싶었다.
남으로 섬진강이 흐르는 충적평야, 뒤로는 지리산 -
돌계단을 밟아 오르는 길엔 대숲이 우거지고 그 아래 녹차나무가 짙푸르게 싱싱하다.
저 길을 따라 갈래머리 소녀 하나 촐랑대며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