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할 때 찾아갈 사람이 있다는 것,

언제라도 내가 가면 반겨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때로는 그것이 쓸쓸한 세상의 작은 위로가 된다.


호미곶 근처 바닷가에 살고있는 언니.

한때 돈을 자루에 쓸어담아 차에 싣고 다녔는데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신불자 신세가 됐다.

살던 집마저 날리고 오갈데 없어진 부부는 쓰레기 소각장 같은 바닷가 오두막으로 스며들었다.

낡은 트럭을 몰고 다니며 고물상을 시작한 남편, 과메기 작업장에서 생선 배 따는 아내.

함께 바닷가를 걷다가도 빈 병을 발견하면 얼른 달려가 주워오는 언니를 보고 얼굴이 화끈하다.

자존심 같은 건 먹고살만할 때 생기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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