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구름 하나 없는 수평선에 말쑥한 해가 올라왔다.
해 뜨는 집으로 이사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렇게 깔끔한 일출을 보는 건 처음이다.
해는 늘 구름 속에서 밍기적대다 어느 순간 얼굴을 내미는데, 그때마다 베일을 살짝 둘러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례상을 준비하다 내다본 수평선에서 오메가 예감을 느끼곤 물 묻은 손으로 부랴부랴 꺼낸 카메라.
거대한 골리앗이 금방이라도 해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갈 것만 같다.
올 한 해, 저 깔끔한 일출처럼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만사형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