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해안에서 강사저수지를 지나 굽이굽이 들어가면 길이 끝날듯한 곳에 조그만 마을이 나타난다.
해봉사는 그 마을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전통사찰이다.
일주문도 없이 마당까지 차가 들어가는 절,
작년에 처음 와보고 절보다 배롱나무에 홀딱 반해서 다시 찾아갔다.
사시예불 시간인데 대웅전이 조용하다. 요사채도 적막강산
스님은 출타중이실까. 오늘 부처님은 굶으시는 건가?
절 마당에 활짝 꽃불을 피운 배롱나무가 혼자 멋적어 보인다.
400년이 넘었다는 배롱나무, 수형이 참 아름답다
이렇게 잘 생긴 배롱나무는 처음 봤다. 나무고 사람이고 잘 생기면 눈이 간다.
해봉사는 신라 선덕여왕(636년)에 '명월암'이란 이름으로 창건되었다고 한다.
당시 군마의 사육을 기원하기 위해서 지어졌다는데
실제 호미곶은 바다 쪽으로 삐쭉 튀어나온 지형 때문에 말을 키우기가 유리했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