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시에 깨어 엎치락뒤치락 하다 도저히 못 참고 벌떡 일어났다.

태화강 십리대숲이나 걷고 오자고 나섰는데 창녕 남지까지 가게 되었다.

남지에는 낙동강을 끼고 도는 '개비리길'이 있다. 그리고 일년에 한두번쯤 만나는 지인도 산다.

 

 

 

개비리길은 벼랑을 따라 자연적으로 조성된 길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이 길은 절벽 위로 아슬아슬 이어진다.

개비리길 주변은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이 육지에서 첫 승리를 거둔 역사적 현장이며,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최후의 방어선이었다고 한다.

 

 

 

오래전 남지 영아지마을에 사는 황씨네 누렁이가 11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중 한 마리가 조리쟁이(작고 볼품없음)였다.

10마리는 잘 자라 팔려나가고 조리쟁이는 시집 간 딸이 데려갔다.

딸의 시가는 마분산 넘어 반대편 마을이었는데 며칠 후 황씨 딸은

친정의 누렁이가 조리쟁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다.

어미 개가 새끼에게 젖을 주려고 마분산을 넘어온 것이었다.

 

 

 

누렁이는 하루에 한 번씩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갔는데

마을 사람들이 신기해 누렁이가 어느 길로 왔는지 확인하게 되었다.

누렁이는 마분산을 넘는 대신 낙동강을 따라 절벽 옆으로 길을 찾아 본능적으로 새끼를 찾아온 것이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마분산을 넘는 수고로움을 피하고 (누렁이)가 다닌 비리(절벽)로 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자식을 향한 모성 본능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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