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서남단 끝 절해고도{絕海孤島). 가거도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 문장이다.
목포항에서 4시간여, 뱃길도 만만찮아 쉽게 발 떼기가 쉽지 않았다
동쪽 끝 독도, 서쪽 끝 백령도, 남쪽 끝 마라도를 섭렵했기에
마지막 남은 서남단 끝 섬 가거도를 꼭 가보고 싶었다.
너무 멀고 험해서 오히려 바다 같지 않은 거기
있는지조차 없는지조차 모르던 섬.
쓸만한 인물들을 역정 내며 유배보내기 즐겼던 그때 높으신 분들도
이곳까지는 차마 생각 못했던,
그러나 우리 한민족 무지렁이들은
가고, 보이니까 가고, 보이니까 또 가서 마침내 살만한 곳이라고
파도로 성 쌓아 대대로 지켜오며 후박나무 그늘 아래서
하느님 부처님 공자님 당 할아버지까지 한데 어우러져
보라는 듯이 살아오는 땅.
(조태일 '가거도에서' 중)
‘소흑산도(小黑山島)’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다시 본 이름을 찾은 가거도.
옛날 돛배(풍선) 타고 다닐 땐 목포에서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오죽했으면 귀양지로서조차 대접받지 못했을까.
여행 첫날 만났던 섬등반도 근처의 일몰
2박3일 예정했는데 풍랑주의보로 하루 더 묵었던 아름다운 섬
구실잣밤나무 꽃이 활짝 피어있던 섬마을, 잊지 못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