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풍경 한 점에 꽂힐 때도 있는데요, 묘도의 아침이 그랬습니다.
벼를 심기 위해 물 대놓은 다랑논에 아침 노을이 비치는 모습이 그야말로 환타스틱이었습니다.
무논에 비친 하늘빛이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성스럽고도 화려했지요.
황금빛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무논을 살피러 나온 농부가 하느님만큼 거룩해 보였습니다.
높다란 다리 위에서 삼각대 세우고 사진을 찍는데
난간이 너무 높아 키 작은 저는 발꿈치를 한껏 들고도 각도가 잘 안 나오더군요 ㅠ.ㅠ
다리 위로는 화물차들이 쌩쌩 내달리고, 그때마다 휘청거리는 다리가 성수대교를 떠오르게 하더군요.
이 마을에도 휴경지가 늘어나는군요. 군데군데 농사를 포기한 논이 보입니다.
머지 않아 이런 풍경은 다시 볼 수 없겠지요. 그래서 새벽을 달려 고소공포증과 싸우며 사진을 찍었지요.
날이 밝아오자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경고 방송을 하더군요. 위험하니 빨리 내려가라고... ㅎ
이른 아침부터 벼를 심고 있는 아낙이 예수님처럼 위대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