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나무가 있었다. 송광사 경내 5백살 먹은 이팝나무 두 그루.
해마다 5월이면 하얀 쌀밥을 가마솥째로 퍽 엎어놓은 듯 풍성한 꽃을 피웠다.
아름드리 둥치를 하얗게 뒤덮은 그 꽃에 반해 나무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 나무는 너무 늙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지만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내가 사랑했던 나무의 기억을 떠올리며 위양지를 찾았다.
완재정 지붕을 덮고있는 이팝나무 꽃이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송광사 이팝나무와는 비교할 수도 없었지만 아쉬운대로 그리움을 달랠 수 밖에...
논둑에 엎드려 밀양의 들판을, 자운영을 쏘다.
<밀양요, 5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