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 가다 아름다운 꽃 한 송이 만나거든 / 거기 그냥 두고 보다 오너라

숲속 지나다 어여쁜 새 한 마리 만나거든 / 나뭇잎 사이에 그냥 두고 오너라

네가 다 책임지지 못할 그들의 아름다운 운명 있나니

네가 끝까지 함께 할 수 없는 굽이굽이 그들의 세상 따로 있나니 <도종환>

 

 

 

 

 

 

 

주말마다 집에 내려오는 아들 때문에 아무 데도 못간 게 몇 주째.

어디 어디 무슨 꽃이 피었다는 소식은 귀가 간지럽게 들려오는데, 한 다리 끼지도 못하고 속만 끓였다.

오늘 청노루귀 보러 먼길 다녀왔더니 녀석의 전화가 왔다. "엄마, 나 숙소 배정받았어."

그래, 인자 집에 자주 오지마라. 내 좀 살자!!!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사진에게 말 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내봉에서  (0) 2013.05.26
꽃구경  (0) 2013.03.18
불광불급(不狂不及)  (0) 2013.03.03
매직아워  (0) 2013.02.17
Lethe강가에서  (0) 2013.01.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