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칼한 바람이 얼굴을 훑고 간다.

모자, 장갑, 선그라스로 완전무장을 해도 바람은 구석구석 비집고 든다.

통도사 입구에서 개울을 건너 왼쪽 산비탈로 붙으면 절집을 가운데 두고 한 바퀴 크게 도는 코스가 된다.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이 순하고 완만해 부담없이 걸을 수 있고, 영축산 주능선을 보고 걷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언젠가 폭설이 내리면 꼭 여기 와서 사진 한 장 찍어야지, 벼르고 있는 포인트가 있는데... 눈이 와야 말이지~

 

무릎 때문에 내심 조심스러웠는데 자장암까지 4시간, 별 탈없이 걸었다.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통도사 입구까지 1시간.

잘 나갈(?) 때를 생각하면 5시간 그거 아무 것도 아니지만, 지금 내겐 대단한 성과(?)다.

바람부는 겨울산은 적요하고 앙상하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낙엽을 헤치고 길을 찾는 재미도 오랫만이다.

백련암 근처에서 약초꾼 몇 명을 만났을 뿐, 하루종일 산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아무도 만나지 않아도 전혀 심심하지 않은 곳- 거기가 산이다.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1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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