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그 자리에 서서 무슨 얘길 나누실까?
아니, 굳이 말이 필요없겠지. 눈빛 하나만으로 이심전심이 되는 사이.
내게 그런 사이가 있었나?
곁에 있어도 먼 사람이 있고, 멀리 있어도 가까운 사람이 있다.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눈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