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게 말 걸기
푸닥거리
샛강에서
디카시 습작 5
동면
겨우내 숨만 붙어있다.
하고 싶은 말 많아도 참는다.
살얼음에 갇힌 입 또는 잎.
어신
뻘 밭에 앉아 월척을 기다리네.
사유의 미끼를 물고 번쩍 디카시 한 수가 올라왔으면.
재개발
바다 팔아 샷시까지 달았는데 집 비우라네
새 아파트 보상도 달갑지 않아
깨복쟁이 옛친구들 어디로 찾아올까.
자랑질
하룻밤 무서리에
너도 나도 노란 이불 얻어 덮었네.
황금 갑옷 자랑하던 은행나무
추락은 한순간이지.
과욕
죽기 전에 내려놓지 못할 욕심
다글다글 맺혔다.
고사직전에야 깨닫게 될까
가진 게 너무 많다는 걸.
바가지
어젯밤에 얼마나 펐어?
연말 핑계로 너무 심한 거 아냐?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면서 허구헌날 술타령
애가 뭘 보고 배우겠어 ?
내가 당신 땜에 못 살아!
결실
칠남매 공부시켜 살림까지 내줬는데
어르신들, 이제 그만 쉬시지요.
고집불통
힘으로 깨트릴 수 있는 거라면 좋겠다.
오만과 편견으로 똘똘 뭉친 저 쇳덩어리.
새해 아침
묵은 하늘 구름지우개로 싹 지우고
새 하늘 파랗게 돋아났다.
내리막
머리는 낮추고 무릎은 더 굽혀
뻣뻣하게 굴다간 나만 손해야
내리막엔 브레이크가 잘 안 듣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