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同床異夢)

 

그는 평생 윌든을 소망했고

그녀는 건물주를 꿈꾸며 살았다.

 

 

 

 

오래된 증거 / 지우당

 

선사시대에도 부부싸움이 있었다

그때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겼다.

 

 

인류의 문화사적 진화는 언제부터였을까. 약 2만 년 전쯤에서 부터라고 추정하는바, 그 이전 시대를 선사시대라고 부른다.
문자로 쓰인 기록이나 문헌 따위가 없는 시대를 일컬으며 역사 이전 시대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작가가 순간 포착한 이미지는 오롯이 신이 만든 작품이며 자연을 통한 신의 언어가 오늘에 이르러 우리에게 전달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가장 오래된 신의 전언을 귀로 듣고 목도하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작가의 의식 밑바닥에 깔려있는 상상력을 독자들도 함께 공감하게 됨으로 한층 재미를 더하고 있다.
수면 아래를 가려보면 참으로 다정다감한 부부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만
손을 떼어보면 감춰진 부부의 내면을 들여 보듯 참으로 역설적인 디카시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저 때의 목소리 큰 사람은 누구였을까. 모르는바 아니겠지만 말이다. (해설/천융희 시인)
 
 
<2월6일 경남일보 '디카시로 여는 아침'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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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

 

포유류의 본능을 숨기고

 남자들의 로망이 되었던 존재

관능이 사라져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앙숙

 

 언제나 털 끝이 곤두서 있지.

힘 보다는 감정 싸움

 터지지 않는 시한폭탄이랄까.

 

 

본색

 

알록 달록 꾸며도, 햇볕에 바싹 말려도

수세미는 수세미

구정물이 고향인 걸 누구나  알지.

 

어떤 生

 

 

누군가에겐 군침 도는 일상이

누군가에겐 생사의 기로.

죽어서 다시 사는 生도 있다네.

 

기도

 

법보다 주먹이 가깝고

말씀보다 기복(祈福)이 가깝다네.

 

무념(無念)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고

머리가 없으면 몸이 자유로울까.

  

그리운 농담

 

"라면 줄? "

엉터리 삼행시로 짖궂게 떠보던 머스마.

어디서 밥이나 얻어 먹고 사는지.

 

 

순정

 

끝내 못 잊을 이름 하나

가슴에 묻어둘 수만은 없었나.

 

여인

 

여자보다 섬세하고

여성보다 우아한

존재 자체로

세상을 구원하는 이름.

 

플렉스

 

가시나 못된 게 엉덩이만 크다고

가자미눈으로 흘겨보던 할머니

평생 스키니 한 번 입어보지 못 했다.

 

조기교육

 

요즘 강남에선 영어유치원이 대세라는데

우린 수학부터 접수해볼까

오늘은 도형 시간,

 

그 집 앞

 

그대, 잘 살고 있나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마주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반사경처럼.

 

망종(芒種)

 

무논에 모판 던져놨더니

길가의 나무들 일손 돕자고 나선다.

고양이 손도 아쉬운 시절.

 

 

 

말조심

 

"너만 알고있어~"

그러다 사단이 나지

나이들수록 입조심

 

 

절친

 

모든 걸 잃고 얼마나 아프겠니?

언제나 네 곁에 있어줄게.

못다한 네 꿈 내가 꽃피워볼게.

 

 

 

이심전심

 

속이 타는 게지

울화통 터져 미칠 지경인 게지

저도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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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왔니?

이 복잡하고 시끄러운 세상 뭐가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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