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위가 몰려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날씨는 그닥 사납지 않았다.

삐걱대는 관절에게 당근을 줄 것인가, 채찍을 줄 것인가.

당근을 주면 몸이사 좋아하겠지만, 점점 게으르고 둔해질 게 아닌가. 나는 냉혹해지기로 했다.

밀양 남명에서-아랫재-운문산(1,188m) 왕복 6키로, 4시간.

응달엔 얼어붙은 잔설들이 반질거리고, 해발 1천고지 부근은 칼바람이 피부에 팍팍 꽂혔다.

정상까지 가는 동안 한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적요한 겨울산의 민낯을 보러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화려한 용모를 자랑하는 사람 곁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연무가 드리운 하늘 멀리 어깨를 나란히 맞춘 문수산, 남암산.  울산의 관문답게 의연하다.

아득한 저 하늘 아래 울고 웃던 30여년이 잠겨있다.... 한세월, 잠깐이었구나. (20150208)

 

 

 

 

사진이 재미가 없어졌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영원히 재밌는 게 어디 있을라고?

사진에 흥미를 잃었을 수도 있고, 사람에게 실망했을 수도 있지.

혹은 사진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생겼을지도 몰라. 정은 외길이라 많은 것들을 동시에 사랑할 순 없으니.

마음 가는대로 살아요. 그대 마음 향하는 그곳에 사랑과 행복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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