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빛이 너무 좋지요? 매향이 너무 곱지요?

다 空이라 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매화 사진을 얻기 위해 산사에 찾아든 건 처음이네.

전날 영남알프스엔 폭설이 내렸는데, 마음은 온통 거기 가 있었는데

 

 

 

 

쏟아지는 햇살이 너무 고와서 산은 그만 잊어버렸다.

두어 시간, 하늘이 허락해준 햇살을 즐기는 사이 봄눈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렸다.

 

  

 

 

 사진의 제1조건이 '빛'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던 날.

청매, 홍매, 흑매 3종셋트가 만발한 통도사의 봄날, 잊지 못하리.

 

 

 

 

 한 시간 이상을 매화 나무 밑을 맴도는 진사님.

그도 누구처럼 영각 앞 매화를 짝사랑하고 있었던가?

세상에는 사람 말고도 사랑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가슴 속에 오래 간직할 것들이...

 

 

 

 

<매화 옛 등걸에 봄졀이 도라오니 옛 퓌던 가지에 피엄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 퓔동말동 하여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했던 지난 날을 추억하며

늙어가던 기생 '매화'는 자신의 신세를 이렇게 읊조렸다지.

 

 

 

이 많은 사람들이 기원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牛溲馬勃' 카테고리의 다른 글

外道  (0) 2009.04.02
출신이 어때서?  (0) 2009.03.08
우울한 축제  (0) 2008.12.21
모험 혹은 위험  (0) 2008.12.15
해 뜨는 집  (0) 2008.12.1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