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미친 날.

허연 갈기를 세우고 달려오던 파도가 해안에 무릎을 꿇고 철퍼덕 무너졌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시간이 흐를수록 채도가 높아지는 구름을 저물도록 바라보았다.

 

 

 

 

 

 

석양이 구름을 물들이고, 구름은 다시 바다를 물들이고.....

너는 나를 물들이고, 나는 또 누굴 물들이려나.

 

 

 

 

 

 

엄청난 파도가 눈 앞에 와서 부서지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는 사람들.

자신에게만은 어떤 위험도 사고도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믿는 것일까. 한 발 앞을 모르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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