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런 풍경을 만날 때 나는 행복하다.

짙은 산그늘을 배경으로 봄물 오르듯 파랗게 피어난 나뭇잎이 역광에 빛나는 모습.

들판 한 가운데 저 집에선 새참으로 먹을 고구마를 삶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후보정 할 필요도 없이 노랗고 파란 들판이 완벽하게 어울린다.

퇴계선생이 걸었던 예던길 자락, 가송마을 풍광이 더없이 아름답다.

 

 

 

 

 

육년동안 한 사람만 바라보고 울산과 창원을 오가고 있는 저 남자.

사별한 아내에게 못다한 사랑을 새 아내에게 마구 퍼붓고 있다.

맹목에 가까운 헌신과 사랑. 계산없는 그 순애보가 참으로 귀해 보여 아름답다.

 

 

 

 

 

노동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저항없이 행복한 사람들.

 

 

 

 

 

경치가 빼어나서 많은 선비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다는 고산정.

 퇴계 선생의 시와 그의 제자 금난수 선생의 시 등이 남아있다.

 

 

 

 

 

절벽을 휘돌아가는 물굽이에 초점을 맞추고 열번, 스무번 셔터를 눌렀다.

숨을 멈추고 내가 원하는 화각으로 만족한 그림이 나올 때까지.

 

 

 

 

단풍 들기엔 아직 젊은 청량산이 그 명성에 걸맞게 사람들을 불러모았나 보다.

수십 대의 대형버스와 끝없는 인파에 혼비백산하여 청량사까지 갈 의욕을 잃었다.

가송마을의 아침을 본 것으로 오늘 출사는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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