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너는 꼭 그 자리에 피더구나.

제 몸의 온기로 눈을 녹이고 반짝 눈을 뜬 변산바람꽃.(2014.2.14)

 

 

 

 

 

 

 

 

 

새끼손톱만한 꽃을 보겠다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넜다.

그 자리에 네가 있기 때문에. 단지 너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만났다.

너도바람꽃 (2014. 2. 22)

 

 

 

 

 

 

 

 

친구가 귀농을 결행할 모양이다.

시골로 주소지를 옮기고 귀농교육을 받으러 다니더니 올해부터 사과농사를 짓겠다고 한다.

그래, 너는 좋겠다. 돌아갈 고향도 있고, 반겨 맞아줄 친척도 많고.

사과꽃이 예쁠 때 초대한다고? 글쎄, 그게 쉬울까. 너에겐 사과꽃 솎아줄 사람이 더 필요할텐데.

 

 

 

 

너에겐 네 자리가, 나에겐 내 자리가 따로 있나 보다. 저 꽃도 피는 자리가 따로 있듯이.

한 사람, 한 사람, 그렇게 보내며 늙어가는 게 인생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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