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썼다는 경주 남산 용장골.

빈 절터에 오두마니 남아있는 삼층석탑을 보고 고위봉을 올랐다.

 

 

 

 

산을 접고 살았는데 연초에 고헌산 다녀온 이후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

예전처럼 빡세게 타지않고 놀맨놀맨 유람하듯 걷는다면 오늘처럼 대여섯 시간도 괜찮을 듯.

 

 

 

 

절도 사라지고 절터도 가늠할 수 없지만

자연석을 기단으로 소박하게 서 있는 삼층석탑은 여전히 의연하다.

 

 

 

 

언제부턴가 그림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예사로이 보고 넘기던 바위도, 오래된 나무 껍질도, 빈 그루터기도...

 

 

 

 

지금까지 내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내 성격이 좋거나 재주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아무 조건도 이유도 없이 그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아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인물, 재력, 처세술,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할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국이다.

단 몇이라도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행운 아닌가. 참 고마운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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