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동판지의 봄을 만나러 가는데 올해는 많이 늦었다.
노랑과 연두, 초록이 어우러진 동판지는 저 지난주에 벌써 지나갔나 보다.
한 삽십분만 일찍 갔으면 좋았을 걸.
새벽잠이 아까워 시간을 늦추었더니 물안개는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하루 걸러 같은 장소를 두 번 찾게 되었다.
새 차(베라크루즈) 시승식에 나를 초대한 왕눈이와 빗속을 달려 남지-동판지 하루(4/13)
새벽 물안개를 보기 위해 사진교실 아우들과 동판지-남지-함안 또 하루(4/15).
그대는 가고 없어도 사랑은 남아 사랑은 남아
사랑은 가고 없어도 추억은 남아 추억은 남아 <고영조 '자운영' 시 노래 中>
남한에서 제일 넓다는 남지 유채밭을 보러 갔는데 엉뚱한 데서 시간을 보냈다.
아무리 봐도 앵글이 안 나와 인근 아파트 15층 옥상에 올라갔는데...
경비아저씨한테 덜미 잡히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온~
남지대교 건너 용화사. 절 뒤로 개비리 가는 길이 조붓하고 아름다웠던...
수백년생 느티나무처럼 반구정을 지키고 있는 백발의 노익장.
건너편으로 방금 지나온 남지유채밭이 한 눈에 굽어보였다.
바로 뒷날 사상 초유의 해난사고가 발생하리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
남쪽에만 피는 바람꽃이라고 '남방바람꽃' 올해 처음 만난~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 하늘과 땅 사이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