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건수의 책 <사진직설> 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나온다.
"당신은 천재인가? 천재적인 작가 몇몇을 제외하면 모두가 거기가 거기다. 서로 잘났다며 폼 잡지만 도토리 키재기다."
1980년 이후 사진평론가, 사진가, 사진교육자로 살아오고 있다는 62살의 그 남자는
"사진에는 답이 없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답이 없는 답을 찾고 길이 없는 길을 만들며 걷는 것.
그것이 사진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답을 못 찾으면 또 어떠랴. 그 생각의 오솔길을 걷는 것이 사진이 내게 준 행복인데."
비단 사진 뿐일까. 글도 그림도 음악도 정답은 없다.
인생 자체가 답이 없는 것 아닌가. 문제도 없는 인생에 답이 있을 리 없고.
사진은 찍기 전에 공부하는 것이 우선이다.
문학과 철학과 역사와 예술을 공부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고독을 즐기고 자연을 관조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그 속에서 볼만한 사진이 나온다. <최건수 '사진직설' 중에서>
메마른 땅에도 봄이 깃들고 있다.
메마른 인생에도 저렇게 푸른 기운이 감돌 때가 있지 않겠나.
물을 만나지 못해 죽어버린 말조개가 내장이 텅 빈채 봄볕을 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