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봉화 울진 여행에서 받은 선물은 역시 소나무.
그 유명한 소광리 금강송을 비롯해 봉화 춘양목, 리기다소나무 등등. 소나무 바다를 맘껏 헤엄쳤다.
(금강송은 생목으로서의 이름, 춘양목은 목재로서의 이름, 실은 같은 소나무라고.)
금강송이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산이 너무 깊어 벌목해서 끌고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지.
강원남도 울진 골짜기, 깊어도 깊어도 너무 깊은, 어딘가로 숨어버리기엔 딱 좋은 곳!
왕피천 중류에서 뜬금없이 해바라기 한 그루를 만나기도 했다.
누군가 떨어뜨린 씨앗이 물가에서 발아해 꽃을 피운 걸까.
거친 돌무더기 사이로 용감하게 뿌리를 내리고 태양을 향해 활짝 핀 꽃.
장하다 너, 해바라기.
금강소나무길은 예약 필수 & 숲 해설가와 동행이라야만 가능한데
우리가 간 날이 마침 쉬는날(화요일)이라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
하긴. 이 무더위에 누가 산길 수십리를 헐레벌떡 걸어갈 것인가.
한국전쟁 당시 불영사 부속 건물들은 다 타버렸는데 응진전만은 화를 면했다.
백일동안 꽃이 핀다는 목백일홍 배롱나무가 응진전을 환히 밝히고 있고...
불영계곡을 돌아나오다 서쪽 하늘에 번지는 신비로운 노을과 만나기도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