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피하지도 않고 캄보이처럼 앞장서던 저 녀석들, 이름이 황로란다.

백로는 논에 살고 황로는 섬에 사나?

 

 

 

 

생김새는 천상 백로 같은데 머리와 날개는 노란 깃털로 장식했다.

섬에서 조류 사진 찍는 분들을 몇 분 보기도 했는데 

가거도는 철새 정거장으로 희귀 조류도 많이 발견된다고.

 

 

 

 

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구실잣밤나무

때마침 하얗게 꽃을 피워 향기가 섬 전체에 은은하게 퍼져있었다.

후박나무 군락도 많았지만 수형이 아름다운 구실잣밤나무가 압권이었다.

 

 

 

 

독실산에서 등대가는 길 숲속에서 만난 금새우난

처음 한 포기 만나고 쾌재를 불렀는데 잠시 후 세 포기, 잠시 후 다섯 포기, 그 다음 떼거리로 

빛도 잘 들지 않는 원시림 속에서 명랑 쾌할하게 피어있던 저 꽃

그 앞에 엎어졌다 디비졌다 바지를 다 버렸어도 행복했다는 ㅎ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있다는 거리감 때문인지 

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허물없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3박4일 섬에 머무르는 동안 방랑자다운(?) 방랑자를 만났다.

9인승 밴을 캠핑카로 개조해 전국을 유랑하는 남자 사람.

 

70을 갓 넘은 나이에 길 위를 떠도는 그는 놀랍게도 목발에 의지하는 장애인이었다.

3년 전, 척추 수술 후유증으로 하반신 신경이 말라버렸다고....

깔끔한 외모에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얼굴,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살았다는데

아, 인생의 암초가 어디에 숨어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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