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사람들은 예전에 집집마다 문주란을 키웠던 것 같다.
40년 전 내가 제주로 시집갔을 때의 기억은 그렇다.
시누이는 육지로 이사 나오면서 문주란 한 포기를 화분에 심어 가져왔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문주란을 아끼며 돌보던 시누이
지금은 하늘나라 어디에선가 문주란을 가꾸고 있을까?

여름 해변에는 순비기 꽃도 한창이다.
납작 엎드려 담느라 옷 다 버려도 좋았다.
어차피 땀으로 젖은 몸, 모래든 흙이든 상관없지 않은가.

2박3일 일정 중 이틀 아침을 성산포에 있었다. 문주란을 실컷 보고 싶어서.
제주를 숱하게 드나들었어도 문주란 시즌에 딱 맞춰 가본 적이 없었다.
1년에 꼭 한 번, 벌초 시즌(음력 8월 초순)에 제주를 다녀오곤 했으니
그땐 이미 문주란이 지고 없을 때였기 때문이다.

한 시간 내내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던 저 여인.
뭐든 쉽게 대충 해치우는 나를 부끄럽게 했던 아름다운 사람.
(노이즈로 눈을 불편하게 해드려서 블친들께 죄송.
카메라도 허접하고 실력도 허접해서 이 정도가 최선입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