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강에는 혼령같은 안개가 떠돌고 있었다.

이승에 미련이 많다는 듯이, 그러나 어쩔수 없이 가야 한다는 듯이.....

 

 

 

 

 

 

 

승천하는 운무를 쫒아 산을 올랐다.

연일 내린 비로 계곡은 모두 폭포가 되어 있었다.

노스님 혼자 계시는 한계암의 이끼 낀 장독대가 눈에 확 들어왔다.

 

 

 

 

금강폭포도 가마불폭포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멋진 폭포를 보아버린 탓이다.

 

 

 

 

영남알프스에 걸린 폭포가 많기도 하지만,

올 여름 내가 본 폭포 중 최고는 홍류 폭 상단에 있는 은폭(숨은 폭포).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는데다 평소엔 수량이 많지 않아 찾는 사람도 드물다.

 

 

 

 

홍류폭포 오르는 도중에 만난 망태버섯. 민달팽이가 맛있게 갉아먹고 있다.

 

 

 

 

아들의 출장길에 기사를 자청, 김해 모처에 아들을 내려주고 신어산 은하사로 차를 몰았다. (8월25일)

 뇌성벽력을 동반한 폭우를 뚫고 산 중턱에 자리한 영구암까지 올랐다.

흠뻑 젖은 옷으로 법당에 들어서기가 민망해 처마 밑에 한참이나 서 있었던.....

 

 

 

 

보살님, 물폭탄이 퍼붓는 산길을 혼자 올라오셨군요.

간절한 소망이 있으신지요. 혹,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바치러 오셨나요.

 

 

 

 

 '달마야 놀자'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예쁜 절집 은하사.

파죽지세로 퍼붓는 빗속에서 어느 영가를 위한 천도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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