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변 자운영 꽃밭에 누워 있으면 / 학교에서 배운 노래 부르며 어린 내가 옵니다
집에 가면 배고프고 자운영은 아름다워 / 즐거운 노래 끝에 눈물꽃 피어납니다
싱그럽고 안타까운 오월 저녁 냄새는 울엄마 냄새 / 구슬프게 울어쌓는 쑥국새 소리는 울엄마 소리
황량히 메마른 우리집에도 뭔가 흐드러졌으면 / 온 들에 피어있는 자운영처럼
즐거이 노래부를수록 눈물이 나는 건 / 자주구름 꽃밭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요?
나 이세상 떠난 그때 우리 아이들도 / 이 꽃밭에 얼굴 묻고 제 아이들 몰래 울까요
가난한 제 어미와 함께 놀던 섬진강 강가의 한때 / 꽃들과 함께 울었던 엄마가 못견디게 그리워서요
오월의 들녘엔 불붙는 슬픔이 가난한 가슴 흔드네 /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공선옥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낭자한 꽃물결을 주체할 수 없어서 구름을 불렀다.
자운영 머리에 구름 한점 얹어주기 쉽지 않았다.
더운줄도 모르고 ㅎㅎ 고생한다 야~
옛날에 울 엄마들은 저 꽃이 다 먹을 거로 보였대잖아. 너도 아니?
듬직한 아들이 저희 부모를 자운영 꽃밭에 앉히고 사진을 찍는다.
참 고운 청년이다... 내 아들 생각이 나네.
한낮이라 빛이 증발해버린 느낌 ㅠ.ㅠ
배가 고팠다
해동은 넘겼으나 그 봄엔 씨감자 한 톨에도 회가 동했다
헛것을 보듯 빈 논에 어른거리던 보랏빛 구름
보리가 나기까지 대칼 부엌칼 닥치는대로 들고 나갔다
나물죽 쑤어 헛배 채워도 해는 길어
마른 논바닥에 버짐같이 번져가던 자오록한 희망을 아십니까
<이경 '자운영꽃을 아십니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