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를 한껏 걷어올린 저 얼레지,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란다.

교태라고 표현하기엔 저 빛깔이 너무 차분하지 않은가?

 

 

 

하많은 얼룩이 내 탓이어서 / 볕 엷은 숲 그늘에 숨어 앉았네 / 무심한 발걸음에 여지없이 밟히는 / 연약한 풀꽃일랑 되지 않을래

가시도 독향도 못가진 풀꽃 / 설핏 부는 바람에도 온통 서러워 / 잎도 꽃도 얼룩진 얼레지라네

 

긴긴 외로움 안으로 삭여 / 바람만 바람만 늙어가기를 / 여민 앞섶 단단히 그러쥐어도 / 감추지 못한 그리움은 눈 밝은 햇볕 탓

누구의 손도 때도 타지 않기를 / 산비알 숲 그늘 서러움 짙어 / 얼레지 자주빛은 더욱 붉어진다네

                                                    <윤은경 작시 '얼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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