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꽉 찬 사진보다 여백이 많은 사진을 좋아한다.

사람도 빡빡한 성품보다 헐렁헐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편안하겠지?

 

 

 

꽃친구와 OK목장으로 바람 쐬러 나갔다. '동네엔 바람이 없다더냐?' 물으면 할 말이 없고 ㅎ

실직한 남편 대신에 쌔빠지게 돈 벌면서도 힘들단 내색 한번 안하는 K.

"남편의 실직이 이혼 사유가 될 수는 없어요. 여자가 돈 벌 이유가 생기는 거지." 참 씩씩한 여자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그녀, 쓸쓸한 날이면 카메라를 들고 혼자 꽃을 찾아 나선다고.

 

 

 

OK목장엔 노랑꽃창포가 한창이고...

 

 

 

아이의 표정을 담고 싶었는데 뒷배경이 복잡해서 실패했다. 앞쪽은 연못이고...

나들이 온 가족을 뒤로 물러나라고 하면 되는데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 이외로 소심하다!)

 

 

 

경주 남산 상선암 마애석불반가상.

칠불암에는 앳된 미소의 비구니 한 분이 산목련처럼 활짝 웃고 계셨다. 참 무구하고 천진한 얼굴이다.

 

 

 

칠불암 가는 길에는 때죽나무 낙화가 별처럼 눈에 박히고...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 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 자꾸만 말을 건네 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 내가 눈물속에 피워 낸 기쁨 한송이 받으시고 / 내내 행복 하십시요.

                                   <이해인 '6월의 장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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