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의 서울 나들이. 역삼역 근처 마천루 앞에서 출입구를 못 찾아 우왕좌왕.

결혼식은 성대하고 아름답고 우아했다. 흰 작약과 수국으로 만든 꽃다발처럼 향기로웠다.

나도 언젠가는 저런 자리를 마련하게 될까? 아무래도 나하고는 먼 얘기 같다.  

  

 

 

 

늦은 오후의 안산 습지공원. 늪지에 오두마니 앉은 새 한 마리가 시선을 붙든다.

 "저런 걸 뭐하러 찍어요? 나는 새 같은 건 안 잡아. 잡아서 구워먹을 수도 없고 말이지..."

안산에서 1박하고 뒷날 서울 결혼식 보고 내려갈 시골쥐에서 서울쥐가 말했다.

시골쥐들은 대책없이 낭만적이다. 구워 먹을수도 삶아 먹을 수도 없는 새를 왜 잡아?   

 

 

 

 

동양 성곽의 백미 수원 화성의 야경. (똑딱이 카메라도 이 정도면 쓸만하네 ^^)

군사적 목적보다는 성곽 자체가 孝사상이라는 동양의 철학을 담고 있어 문화적 가치외에 정신적, 철학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수원화성은 축성시의 성곽이 거의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을 뿐 아니라, 

화홍문을 통해 흐르던 수원천이 현재에도 그대로 흐르고 있고,

팔달문과 장안문, 화성행궁과 창룡문을 잇는 가로망이 현재에도 도시 내부 가로망 구성의 주요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등

200년전 성의 골격이 현존하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 인연으로 징하게 엮여버린 '뜰에봄'집에서 하룻밤을 묵다.

잠자리 바뀌면 한숨도 못 자는 까칠한 내가 이 집에서는 눕자마자 잠들었으니...   

 

 

 

 

질박한 모양의 옹기와 댕댕이 소쿠리, 오묘한 형상의 고재와 이끼 낀 석물들.

처녀 때부터 그런 것에 눈길을 주었으니 그녀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고리타분할꼬...라고 생각하면 천만에 말씀 만만의 콩떡!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 베란다의 정원. 아이고, 저게 사람이 할 짓이여?오매 오매 난 죽었다 깨어나도 못햐!!! 

 

 

 

 

뒷날 결혼식 보고 인사동을 걸었다.

가로수 밑에서 뜨게질하는 여인이 이채롭다. 남이사 보든 말든... 저 여인의 정신세계가 궁금하다. 

 

 

 

 

 인사아트에 들러 전시회 관람.

시골쥐는 놀랐다. 옻 칠기 작품의 정교함에 놀랐고 가격에 더 놀랐다.

마음에 드는 작품 한 점이 소형차 한 대 값이다 ㅠ.ㅠ    

 

 

 

 

인사동 골목.

그 언제더라, 옛날도 아주 먼 옛날. 저 길이 돌띠로 포장되기 전에 와보곤 처음이네.

그때 삼청동에서 재수하던 그 머스마, 지금은 어디 사나 몰라. 우리가 주고 받은 편지가 라면박스 2개는 될텐데ㅎ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난 아무래도 그렇게 말할 자신이 없네. 아무래도...

 

 

 

 

삼화령에서 매실차 한 잔.

아침을 거하게 먹은데다가 식장에서 먹은 안심스테이크에 시골쥐 밥통이 놀라기도 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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