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의 진객 납매(臘梅)나 눈 속에 핀 설중매보다 아름다운 꽃.
너를 보러 한밤을 달려갔다.
멀고먼 길, 물 속에 잠긴 도로를 건너 신발을 벗고 건너서야 너를 만났다.
맑다는 표현으로 부족한 물빛은 이승의 것이 아닌 듯도 싶고...
물 가에 오종종 핀 꽃에 퍽 엎어져 한 나절을 보냈다.
사진이사 좀 못 나오면 어떠랴. 내 눈에 담아가는데, 내 가슴에 담아가는데...
니네들, 단짝이니?
한 무리의 트레커들이 계곡을 건너가고 있다. 카메라를 놓고 일행 속에 끼고 싶다.
초가을 맑은 물에 구름도 멱을 감고 싶었을까.
기고만장한 여름을 때려눕힌 가을이 계곡으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