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가는 길 어디쯤에 저 바다가 있지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시오리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
저 언덕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그녀는 많이도 울었다지요. 죽어버릴까 아니, 죽여버릴까... 많이도 생각했다지요.
롤러코스트 같은 인생을 뛰어넘어 그래도 그녀는 살아남았습니다. 절망의 밑바닥을 차고 올라 마침내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오늘 하늘은 더없이 맑고 청명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바다도 완연한 봄빛이었지요.
음력 정월 초이틀. 어쩐지 올 한해가 저 바다처럼 푸르고 아름답게 펼치질 듯합니다.
그대에게 보낸 말들이 그대를 다치게 했음을
그대에게 보낸 침묵이 서로를 문닫게 했음을
내 안에 숨죽인 그 힘든 세월이
한번도 그대를 어루만지지 못했음을
<김재진 '새벽에 용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