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7월의 꽃으로 불러주마, 참나리.

 

 

 

 

누가 저 웅덩이에 황금을 녹였나? 

 

 

 

 

빨랫줄에 널린 옷들을 볼 때마다 생의 적나라함을 보는 듯 반갑고도 무안하다.

 

 

 

 

 

수국을 보며 / 이해인

 

기도가 잘 안되는 여름 오후 /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 오늘은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아들이 4년동안 살던 부산을, 아들이 떠난 후에야 제대로 둘러본다.

태종대 안에 있는 태종사. 수국이 삼천그루나 된다는데 숭얼숭얼 핀 꽃들이 장관이었다.

 

 

 

 

 애기스님 목탁소리를 듣고 능소화는 저렇게 화들짝 피어났을까.

 

 

 

 

 

 

 

 

 

 

 

 

까마득히 잊고 있던 태종대. 손꼽아보니 삼십 여년 만에 온 듯. 멀리 오륙도가 보이고.....

 

 

 

 

그 까마득한 절벽이 왜 저렇게 낮아진 거야? 등대가 선 저 자리를 자살바위로 부르기도 했는데.

왕자갈이 데구르르 구르는 소리가 파도소리보다 컸던 자갈마당도 그 옛날의 정취는 없었다.

 

 

 

 

유람선은 더 이상 오륙도를 돌아오지 않는다. 부산항을 힐끗 돌아보고 다시 제 자리로 올 뿐.

태평양을 건너온 바람이 맹렬하게 불어대던 태종대는 어디로 가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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