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다 지나고 연꽃 보러 갔었네.
뭐, 딱히 연꽃을 보러 갔던 건 아니고 허파에 바람 넣으러 갔다고나 할까.
질기게 따라붙는 스토커처럼 더위는 징그럽게 달라붙어도 바람결은 다소 누그러졌더만.
학심이골은 여전히 풍성하고 아름다웠다. 엊그제 내린 비로 숲은 더더욱 청신해지고.
나무꾼님 나무꾼님, 날개옷은 어디 두셨나요?
훔쳐다가 선녀 갖다주게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심연이 존재한다. 깊고 어둡고 서늘한 심연이다.
살아오면서 여러번 그 심연 앞에서 주춤거린다. 우리는 서로에게 건너갈 수 없다. <김연수>
학소대까지 못 가고 1폭에서 실컷 놀다 심심이골 합수지점으로 내려왔다.
찹쌀떡 한 조각을 점심으로 먹고 노닥노닥 한 나절을 보내다 배너미재를 넘었다.
하늘이 무너지건 말건, 세상이 뭐라건 말건, 아무 생각 없다. 물이 흐르듯 그냥 이렇게 흘러가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