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보고 싶다. 저 장미여관으로.
궁전같은 모텔이 즐비한 도심 한 켠에 70년대식 추억으로 피어있는 여인숙.
문 앞에 활짝 핀 장미만큼이나 한때는 농염한 사랑이 무성했으리.
손 잡아끌며 들어가자는 남자와, 얼굴을 숙이고 끌려 들어가는 여자가 떠오른다.
낮은 천장 아래 촌스러운 이부자리가 그들에겐 둘 없는 원앙금침이었으리.
아무렴, 보리밭보다야 낫지 않았을라구.
한 달 동안 저 여인숙 앞을 지나다녔는데, 오늘에사 눈에 띄었다.
무성한 장미꽃 탓이었을까.
마광수의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생각났다.
괜한 오해 받을까봐 젊을 때는 여인숙 앞을 지나다니는 것조차 께름직했는데
이른 아침 고개 치켜들고 여인숙 앞을 지나와도 아무렇지 않다니.
아, 저 여인숙처럼 나도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