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가 반겨주던 왕곡마을의 가을.

가을비에 세수한 얼굴로 말갛게 웃으며 손님을 맞았다.

 

 

 

 

14세기에 형성된 왕곡마을은 고려 말 두문동 72현 중 한 사람인 함부열이 

조선의 건국에 반대하여 은거한데서 비롯, 임진왜란으로 폐허화된 후 150여년에 걸쳐 형성된 마을이라고.

 

 

 

 

처마 밑에 매달린 옥수수 씨종자와 빨랫줄이 사람 사는 냄새를 폴폴 풍기고.

 

 

 

 

지붕에는 박 넝쿨, 처마 밑엔 소박하고 작은 꽃들.....

 

 

 

 

19세기를 전후하여 지어진 기와집들은 모두 강원도 북부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겹집 형태로 안채에다 처마를 덧댄 구조다. 

 긴겨울의 추위를 견디기 위한 집으로, 부엌 앞 처마에 외양간이 있었다고.

 

 

 

 

이틀동안 내린 비를 맞고 후줄근해진 초가, 울 밑에 서 있던 꽃들도 초라한 행색이다.

 

 

 

 

겨울이 긴 고장이라 땔감을 저리 높게 쌓아두었을까.

 

 

 

 

사람 사는 기척이 느껴져 와락 반가웠던 저 연기.

집도, 땅도, 숲도 젖어있었지만 연기는 소망처럼 하늘로 오르고.....

 

 

 

 

모든 열매가 다 충실한 건 아닐 것이다. 모든 인생이 성공은 아닌 것처럼.

쭉정이에게도 관심을, 비주류에게도 사랑을!

 

 

 

 

빗 속을 뚫고 미시령을 넘어 진부령박물관으로.

이중섭의 일대기와 그의 작품을 만난 뒤 현대작가들의 작품도 만났는데 특히 아래 그림이 인상에 남았다.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사찰 중 하나였다는 고성 건봉사.

민통선을 통과해야 만나는 이 절은 한때 설악산 신흥사 등 9개의 말사를 거느렸다.

미시령을 기준으로 설악산과 금강산을 나누므로 건봉사는 금강산 지역에 속한다.

 

 

 

 

비 안개 자우룩한 하늘을 이고 쑥부쟁이 지붕 가득 피어있네.

 

 

 

 

어중간한 계절인데다 비까지 내리는 평일, 도로는 텅 비어있었다.

무엇보다 조용해서 좋았다. 나는 아무래도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인갑다 ^^*

 

 

 

 

화진포에서 찍은 몇 안 되는 사진 중 하나.

권력의 최상층에 있던 사람들의 별장을 둘러보며 오로지 내일 날씨가 맑기만 기도했던.

 

 

 

 

그러고 보니 아바이마을에서 갯배(사진 위)를 타기도 했네.

오징어순대 등 먹거리촌으로 변해버린 아바이마을은 그래서 더욱 초라해보였다.

 

 

 

 

7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다 포항 어디쯤에서 만났던 허수아비축제장.

여기서 일행은 논고동을 잡아 그날 저녁 맛있는 찌개를 끓여 먹었다는 전설이.

예정에 없던 설악 한화콘도에서 이틀 밤을 묵었고, 논고동 찌개로  두 끼를 해결,

거출한 회비가 남아 주문진항에서 싱싱한 회를 실컷 먹었다는 또 하나의 전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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