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작 '최후의 만찬'이 여기 와 있네.

아파트 벽에 붙은 이 작품이야말로 광주의 예향 본색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듯.

예수님 머리 위에도, 열두 제자의 머리 위에도 눈은 공평하게 내려쌓였고.....

 

 

 

 

 

무턱대고 눈 구경을 나온 철부지 아줌마 둘 앞에 흑기사처럼 해설사 한 분이 나타났다.

폭설로 길이 끊긴 동네를 흑기사 덕분에 온전히 둘러볼 수 있었던 하루, 축복이었다.

 

 

 

 

 

신랑 각시 첫날밤도 못 지내고 눈 속에 파묻힌 거 아닌가 몰라?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 호올로 차디찬 의상을 하고 

흰눈은 나려 나려서 쌓여  /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김광균 '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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