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반짝 추위에 칼바람까지 부는 날
내가 미쳤었나?
저 눈길을 걸어 간월재(해발900m)를 오르다니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거지?
한겨울에 저 능선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구절양장 임도를 걷고 걷고 또 걸어서 마침내
'왔노라, 보았노라,이겼노라!'
하필이면 왠 나폴레옹?
에드먼드 힐러리 쯤이라면 몰라도 ㅎㅎ
세찬 칼바람에 몸이 휘청휘청
장갑을 벗으면 10초만에 동상이 걸릴듯한 날씨
간월재 설경을 담으리라는 생각은 한순간에 날아가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서둘러 하산하고 말았다.
(2024.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