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다시 이 바다 앞에 선다.
장흥의 보물로 불리는 매생이 바다밭
내 눈엔 명경같은 바다와 흰 구름만 들어온다.
 

 

 

매생이 / 정일근

 

다시 장가든다면 목포와 해남 사이쯤
매생이국 끓일 줄 아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
뻘바다에서 매생이 따는 한겨울이 오면
장모의 백년손님으로 당당하게 찾아가
아침저녁 밥상에 오르는 매생이국을 먹으며
눈 나리는 겨울밤 뜨끈뜨끈하게 보내고 싶다.
파래 위에 김 잡히고 김 위에 매생이 잡히니
매생이를 먹고 자란 나의 아내는
명주실처럼 부드러운 여자일거니, 우리는
명주실이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해로할 것이다.

 

  

 

 

남쪽에서 매생이국을 먹어본 사람은 안다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뜨거운 진실과
그 진실 훌훌 소리내어 마시다 보면
영혼과 육체가 함께 뜨거워지는 것을.
아, 나의 아내도 그러할 것이다
뜨거워지면 엉켜 떨어지지 않는 매생이처럼
우리는 한몸이 되어 사랑할 것이다.


 

 
 

너무 광활하고 밋밋해서 어떻게 담아야 할지 대략 난감.
돌아오는 길에 매생이 1박스 사 왔다. 완전 반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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