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위, 격식, 예의, 다 무시하고 허심탄회하게 수다 떠는 친구가 하나 있다.
둘 사이에 삼척(잘난 척, 있는 척, 아는 척)이 없으니 스스럼없이 편한 관계.
좋은 얘기도 많이 하지만 미운 넘 같이 미워하는 재미도 여간 아니다.
사는 곳이 서로 멀다 보니 자주 만나지 못하는 대신 수다가 그리울 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화해 폭풍 수다를 떤다. 그야말로 ‘아무말 대잔치’
“니, 놀래지 마래이.... 사실은 내가 아무도 몰래 주식이란 걸 해봤거든~”
어젯밤 그녀는 느닷없이 주식 이야기를 꺼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은행 예금 밖에 모르고 살아온 여자가.
부모님 해외여행 하시라고 딸이 5백만원을 보내왔는데 그 돈으로 주식을 샀다는 얘기였다.
하도 주위에서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들이 많아서 ‘나도 한번?’ 호기심이 생기더란다.
그녀는 증권회사에서 앱을 깔고 주식을 사고 파는 법을 배웠다.
“근데 뭘 사야 할지 막막하더라구. 종목을 알아야 살텐데 니가 알다시피 내가 뭘 알아야 말이지.
하루종일 생각하다가 문득 내가 응원하는 야구팀 ‘한화 이글스’가 떠올랐어.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한화를 사볼까? 하고 검색창에 ’한화 주식‘이라고 쳤더니 종목이 여러 개가 뜨는 거야.
나는 한화 계열사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
아..... 이 중에서 뭘 골라야 하나? 또 한참 생각하다가 문득 ’한화시스템‘이 눈에 들어오더라.
시스템이라면 한화그룹의 모든 시스템을 관리하는 그런 회사 아닐까? 이걸로 사자!!!’
친구는 그 돈으로 한화시스템 주식을 샀단다. 한 5년쯤 묵혀두자, 생각하면서.
“야, 근데 엊그제 계좌 열어보니까 돈이 두 배로 불어있는 거야. 이거 완전 기적 아니야?
근데 한화시스템이 뭐하는 회사니? 너 혹시 알어?”
순간적으로 나는 뿜었다. 비스듬히 누웠던 몸을 벌떡 일으켜 포복절도 할 만큼 웃었다.
“묻지마 주식이란 이런 거구나. 아무리 그렇지만 뭐하는 회사인줄은 알고 사야지, 넘 웃긴다 야!!!”
하도 웃어서 잠이 다 깼다. 한화이글스, 한화시스템 깔깔깔.
"돈 번 자랑했으니 다음에 니가 밥 사라.
어떤 찌질이는 주식에 몰빵해서 돈 없다고 밥 못 사준다 카더라. 니가 훨 낫다 야.“
‘차트의 여왕’으로 불리던 내 동생이 주식으로 집 날린 걸 생각하면 주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겠는데
단순무식한 내 친구는 묻지마 투자로 수백만 원을 벌었다니. 주식은 운빨이지 싶다.
인생은 운칠기삼? 노노, 100% 운빨!!!
